[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ESG 채권은 조달자금이 환경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및 지속가능채권을 의미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3년물로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8일 수요예측을 통해 다음달 2일 발행할 계획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주관사로는 현대차증권과 SK증권이 참여한다.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과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투자 및 대출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이 ESG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올들어 ESG채권을 발행한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연이어 흥행을 기록한 만큼, 한국투자증권의 ESG채권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공모회사채 형태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최초 모집예정금액은 1000억원이었지만, 약 6배(6200억원)에 달하는 응찰율을 기록하면서 결국 11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그 뒤를 이어 ESG채권을 선보인 삼성증권은 높은 수요도에 기존 7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을 증액 발행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회사채(신용등급 AA) 3년물 1500억원, 5년물 1000억원, 7년물 500억원 등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1조22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도 ESG 채권 발행에서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채권 발행을 위한 한국투자증권의 신용 등급도 긍정적이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공모 채권을 발행할 경우 미매각 사태 발생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이나 고금리 조달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반면 신용등급이 높을 경우 저금리로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신용평가사 3곳으로부터 'AA'와 '안정적' 등급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아웃룩도 다시 '안정적'으로 회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ESG채권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ESG채권의 투자처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