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대웅제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반려동물용으로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구자 임상에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윤화영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팀과 5개 기관은 인슐린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반려견에 이나보글리플로진을 투여해 혈당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반려동물은 제1형 당뇨병에 해당하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을 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슐린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을 8주간 하루 1회 병용투여한 집단 및 3일 1회 병용투여한 집단과 위약 투여집단의 당화단백질 농도, 공복혈당, 인슐린 용량의 변화를 비교해 혈당 조절효과를 평가하고 체중·혈압 변화를 관찰했다. 당화단백질 농도는 2∼3주간의 평균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이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올라가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연구 결과 당화단백질 농도는 1일 1회 병용투여군의 경우 20%, 3일 1회 투여군은 15% 감소해 두 집단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인슐린 투여 용량은 1일 1회 병용투여군에서 25% 줄어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3일 1회 투여군에서도 이 수치는 15% 감소했다.
공복혈당에서는 두 집단 모두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으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체중은 1일 1회군에서 5%, 3일 1회군에서 2% 감소했고 혈압은 1일 1회군에서 20㎜Hg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이나보글리플로진 투여 시 당뇨병으로 인한 케톤산증이나 심각한 저혈당 등 중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결과는 전날 대한수의학회에서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반려동물의 경우 인슐린 주사제 외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가 없는 만큼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 단독 투여, 메트포르민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 억제제의 3제 병용요법의 효능을 확인하는 임상을 하고 있다. 오는 2023년 국내 발매가 목표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19년 기준 전체 가구의 26.4%인 591만가구에 달하며, 국내 반려동물 전체 시장 규모는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견의 당뇨병은 300마리 중 1마리, 반려묘는 200마리 중 1마리에서 발생되지만, 당뇨병 치료 목적의 경구용 동물의약품은 없고 대부분 인슐린 주사로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