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새주인으로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선정됐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전대규 김창권 부장판사)는 22일 이스타항공 관리인 김유상 대표의 신청을 받아들여 최종 인수예정자 성정과의 투자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관리인은 "오늘 법원 측에서 최종 인수예정자를 성정, 차순위 인수예정자를 광림컨소시엄(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IOK) 구성)으로 하는 인수합병 및 투자계약을 체결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허가신청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과 성정의 투자계약은 오는 24일 체결될 예정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9년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에 실패하고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면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이후 올해 1월 회생절차를 신청해 2월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스타항공의 매각은 우선 매수권자(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난달 14일 성정과 1천억원 가량의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바 있다. 이달 15일 진행된 공개 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이 단독 입찰, 성정보다 100억원가량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2파전으로 흐르는 듯 했으나 우선 협상 대상자였던 성정이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금액에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충청도 부여에 본사가 있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고 있으며, 관계사로는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59억원, 영업이익은 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과 20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부채 등 인수 후 성정의 짊어져야 할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800억원이며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1850억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채무비율 조정 등을 통해 실제 상환할 금액은 줄어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자본력이 바탕이 되면 이스타항공을 경영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성정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다음달 20일까지 부채 상환,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