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정부가 신용카드 캐시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사용처 제한 등으로 역마진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국회 등에 따르면 당정청은 지난 2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추경 논의가 본격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소득 상위 30%를 제외하고 하위 70%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신 신용카드 사용액 일부를 환급해주는 '캐시백' 혜택은 전 국민에게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3분기(7~9월) 카드 사용액이 2분기(4~6월)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10%를 카드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2분기에 신용·체크카드로 평균 100만원을 쓴 사람이 7월에 150만원을 썼다면 증가분(50만원)의 10%인 5만원을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이다. 신용카드 사용량이 많은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되지 않도록 캐시백 한도는 1인당 최대 30만원으로 설정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총 투입 예산은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카드사들은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 역마진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 당시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중 지급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영업수익(가맹점 수수료)은 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 판매·관리비(포인트 지급·청구할인 등 관련), 서버업그레이드 등 추가 인프라 구축비용 등에 사용된 카드사 영업비용은 1053억원으로 집계돼 8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맹점 사용처 제한도 역마진 발생에 요인이다. 사용처의 경우 자동차, 가구,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캐시백 산정 제외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시백 대상이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은 영세가맹점 등에서의 소비로 제한될 경우 카드사의 수익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 전례를 보면 이번에도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용 측에서는 역마진이 나는 건 맞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마케팅의 유무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재난지원금 사례를 봤을때 마케팅을 하지 못했고, 결국 체크카드 사용 비율이 높은 카드사로 고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는 "소비진작이 목적이라면 마케팅을 허용해 주고 소비를 끌어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정부가 10% 캐시백을 주겠다고 하는데 카드사가 추가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신규 회원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