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물가지표 발표 후 지수별 혼조 마감했다. 지난달(5월) 물가가 또다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다. 다우와 S&P500은 오름세를 지켜냈고 나스닥만 기세가 꺾여 소폭 하락 마감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7.02포인트(0.69%) 상승한 3만4433.84로,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21포인트(0.33%) 오른 4280.70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32포인트(0.06%) 내린 1만4360.39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지수는 2.74% 올랐으며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3.44%, 2.35% 상승했다.
이날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PCE(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발표 이후 강세를 보였다. 물가지표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안도감으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하락 반전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이날 4bp 상승한 1.52%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5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4% 올랐다.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근원 PCE(CORE PCE) 가격지수도 1년 전보다 3.4%나 급등했다. 이는 1992년 4월 이후 29년여 만에 가장 큰 오름 폭이다.
다만 5월 PEC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부합하는 수준으로, 특히 근원 PCE 가격지수의 경우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시장 전망치(0.6%)보다 오히려 소폭 낮았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판단 시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이날 함께 발표된 5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여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았고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2% 감소해 시장의 예상치인 2.7% 감소보다 덜 줄었다.
커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의 아누 가가르 수석 글로벌 투자분석가는 "이날 발표된 물가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최근 인플레이션의 급등세를 목격하고 있다는 시장의 두려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의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금융주가 상승했다. 금리 인상 소식은 금융주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제한됐던 금융사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허용 소식도 호재로 부각됐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지원에 대해 축소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할 때라는 언급을 내놨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연말까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2022년 말까지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경제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연준은 시중 23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이들 은행 모두 경기 침체 시 요구되는 최소 자본 요건 이상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7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한됐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웰스파고는 2.6% 올랐고,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나이키 주가는 15.5% 급등했다. 회사의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1.6%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15.5%보다 낮아진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0.35포인트(2.19%) 하락한 15.6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