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6.9원↑'1145.5원'···9개월 만에 최고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우려가 부각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1% 안팎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근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원화가치 하락).
8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2.66p(0.99%) 내린 3252.68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34p(0.07%) 상승한 3287.68에 출발한 뒤 줄곧 낙폭을 확대하며 3250선 초반까지 밀렸다. 이날 기록한 낙폭은 지난 5월13일(39.55p, 1.25%) 이후 최대다.
국내를 비롯,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우려가 확대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양상이다. 미국 질병통제연방센터(CDC)에 따르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내 신규 확진자의 26%를 차지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1200명대를 기록했고, 델타 바이러스 검출률은 전 주 대비 3배 급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더해 리오프닝(경기 재개) 지연 우려에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고 분석했다.
투자주체별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와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6263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4805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은 1조79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3925억33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의료정밀(-3.03%)과 종이목재(-2.80%), 운수창고(-2.45%), 기계(-1.95%), 건설업(-1.93%), 섬유의복(-1.87%), 전기가스업(-1.70%), 운수장비(-1.54%), 유통업(-1.50%), 전기전자(-1.37%), 음식료업(-1.26%) 등 많은 업종이 떨어졌다. 다만 비금속광물(2.23%), 통신업(0.38%), 의약품(0.08%), 서비스업(0.02%) 등은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1.11%)는 전날 '깜짝실적'에도 이틀째 약세를 이어가며 7만원 선으로 밀렸고, sk하이닉스(-1.62%), LG화학(-1.49%), 삼성SDI(-2.27%), 현대차(-1.08%), 셀트리온(-0.19%) 등도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카카오(1.24%), NAVER(1.08%), 삼성바이오로직스(2.13%) 등은 강세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106곳, 하락 종목이 777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9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88p(1.23%) 내린 1034.48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60p(0.06%) 오른 1047.96에 출발한 뒤 줄곧 내리막을 타며 오전 한때 1.8%대 급락, 1028.14까지 밀려났다.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1030선에 마감했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는 단기과열 종목에 지정됐음에도 6.36% 오른 8만300원을 기록, 셀트리온제약을 누르고 코스닥 시장 시총 2위에 올라섰다. 다른 게임주인 펄어비스(1.02%)도 올랐고, 씨젠(0.79%)과 에이치엘비(0.43%) 등도 강보합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6.90원 오른 달러당 11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월10일 기록한 연고점(1145.20)을 넘어, 지난해 10월12일(1146.8원) 이후 근 9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장보다 2.9원 오른 달러당 1141.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서서히 상승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1146원을 웃돌아, 올해 장중 최고점(1145.2원)을 넘어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