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녹색 분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추구하는 환경목표, 적용분야 및 관련 경제활동, 녹색 판단기준 등에서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저탄소 경제: ESG·녹색금융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한 '2021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녹색 분류체계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환경목표에 대해 그동안 정부는 파리기후협약 가입국으로서의 기후변화 대응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요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환경부를 중심으로 한국형 녹색 분류체계(K-Taxonomy)를 마련할 예정인데, 추가적인 환경목표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이 지난 2008년 발표한 '지속가능금융 액션 플랜'의 첫 번째 우선순위로 EU 녹색 분류체계(EU Taxonomy) 수립이 제시될 정도로 녹색 분류체계는 녹색금융의 핵심이다.
EU의 경우 환경 목표로 △기후변화 완화 △기후변화 적응 △해양자원 보존 △순환경제로의 전환 △오염 방지 △생태계 보호 등 6개를 제시하고 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연합은 기후변화 완화와 기후변화 적응 환경목표 관련 경제활동을 산업별로 정의하고, 각 경제활동에 대해 녹색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면서 "어떤 경제활동이 녹색금융 대상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금융회사, 기업, 투자자 등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일관성 있는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무늬만 녹색인 그린워싱(green washing)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어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또는 녹색금융 관련 논의가 유의미한 결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종 개념에 대한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유엔에서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를 감안한 투자 및 금융활동을 'ESG' 또는 '지속가능 금융'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주요국은 녹색 경제활동 분류체계 구축을 통한 리스크 측정, 스트레스 테스트 등 건전성 관련 가이드라인 제공, 정보공개 관련 프레임워크 제시 등 지속가능 금융, 특히 기후변화 대응 관련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색금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녹색 분류체계가 우선적으로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형 녹색 분류체계 구축에 있어 환경목표의 구체화, 글로벌 녹색금융시장에서의 정합성 확보 등이 향후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