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출소 D-1' 삼성전자, 사상 첫 단협 체결···'준법경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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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계열사 중 세번째···김현석 대표 "노사 간 발전적 미래 그리자"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1년3개월 만···'노사화합 공동선언'도 발표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삼성전자)<br>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52년만에 처음으로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회견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지 1년3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체결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기 전날에 이뤄진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이 출소 이후 대국민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것이 새로운 삼성을 위한 행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김현석 대표이사와 최완우 DS부문 인사팀장(부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의 김항열·이재신·김성훈·진윤석 위원장, 김만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동조합이 모두 참여했다.

노사는 지난해 11월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교섭과 대표교섭 등 9개월간 30여 차례 걸쳐 교섭을 벌였으며, 지난달 30일 총 95개 조항의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조합원 96%의 찬성으로 단체협약안을 추인했다.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취업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직장 내 최상위 자치 규범이다. 이번 협약 내용에는 노조활동 보장 차원에서 노조사무실 제공, 유급 조합활동 시간 보장, 조합 홍보활동 기준 등이 담겼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단체협약 체결과 함께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노사화합 공동 선언'을 발표하고,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대표이사는 "오늘은 삼성전자가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의미있는 날"이라며 "앞으로 노사가 상호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발전적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참석자들이 단체협약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삼성전자)<br>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참석자들이 단체협약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삼성전자)

이번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체결은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뒤 1년3개월만에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등 여러 수사·재판을 받으며 삼성과 총수 일가가 부정적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 왔고, 지난해 5월 대국민 회견때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5개 계열사 중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올해 1월 가장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삼성SDI 노사 역시 지난해 9월부터 교섭을 거쳐 지난 10일 단체협약을 마무리했다.

특히 다음날인 13일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날인 만큼 의미가 더 크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후 경영 정상화 못지않게 노사 화합과 상생 경영 등을 통해 대국민 신뢰 회복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가석방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만큼 사회적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전날 사내 단체급식을 외부 중소·중견업체에 확대 개방한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사내 급식을 계열사가 부당하게 독점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지적에 따라 올해 상반기 사내 식당 2곳을 외부 업체에 처음 개방했고, 6곳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또 점진적으로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첫 공식 일정으로 오는 17일 열리는 외부독립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신뢰회복 방안을 의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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