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오버슈팅 경계감 밝혀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160원대로 떨어지며 하락 마감했다.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며 환율이 1180원 턱밑까지 상승하자, 외환당국이 경계감을 드러냈고 결국 상승세가 꺾이게 됐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신호에 따라 환율 재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망도 관측된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3원 내린 달러당 1168.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9원 오른 1178.2원에서 출발해 변동성이 확대되며 1180원까지 근접했다가 오전 10시 넘어 하락 전환했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167.8원까지 밀려났고, 오후 2시 30분쯤 1168.2원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투자심리 위축 영향을 받으며 6거래일 동안 34원 이상 급등했다. 특히 지난 17일 환율(1176.3원)은 종가 기준으로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시장을 향한 불투명한 전망이 쏟아졌고 이에 더해 미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전망이 전해지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최근 환율 상승 속도가 빠르다며 오버슈팅에 대한 경계감을 밝히자 원·달러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시장은 외환당국이 당장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최근 환율 상승세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했다.
오재우 기재부 국제금융국 외화자금과 과장은 "원달러 환율상승을 단순히 수급 요인이라고 판단하기보다는 오버슈팅으로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상황에서 추가 환율상승 심리 형성, 오버슈팅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장초반 상승했다가 외국인 매도 축소와 지수 상승 영향을 받으며 하락 전환했고, 이후 외환 당국의 환율 오름세에 대한 경계감 발언도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외환시장 참가자의 관심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으로 옮겨갔다. 지난 7월 연준이 FOMC 회의를 통해 연준의 책무에 대한 목표까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고 시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시장은 시점의 차이일 뿐 연준이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가 지속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오히려 강해져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의사록을 통해 테이퍼링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 유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의사록에서 고용 등 테이퍼링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됐을 경우 9월부터 테이퍼링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