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이번주(17~20일)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박스권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오는 18일 발표되는 7월 FOMC 의사록과 이번달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 등 해외 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9~13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3270.36) 대비 99.07p 내린 3171.2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3일에는 1.16% 급락하며 3200선 아래로 떨어졌다.
4분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조453억원, 1조429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8조9107억원을 사들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불확실성이 불거진 반도체 업종에 대해 대규모로 매도를 했고, 이 종목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많이 포진해 있다 보니 증시가 크게 하락한 한 주였다"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크다 보니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에도 영향을 줘 환율이 급등했고, 환차손을 우려해 다시 외국인들이 매도를 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돼 증시 전반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순매도가 7조6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시장이 아닌 반도체 업종을 판 것"이라며 "외국인의 반도체 주식 매도가 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주 발표가 예정된 해외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3150~3270로 제시했다. 오는 16일부터 중국 7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가 연이어 발표된다. 17일에는 미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발표될 예정이며, 주 후반인 20일에는 한국의 7월 생산자물가가 공개된다.
또 26~28일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언급 가능성이 전망되며 7월 FOMC 의사록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위원들이 시장의 예상보다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했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조정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장기물 채권 금리 역시 반등이 예상된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에 있었던 FOMC 회의의 의사록이 이번 주 공개될 예정"이라며 "7월 FOMC 이후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테이퍼링의 시점, 속도, 구성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진행했다고 언급했던 만큼,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의견과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시도가 의미 있게 재개되려면 연준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될 수 있어야 한다"며 "분기점은 8월 잭슨 홀 미팅이 될 것으로보이며 그때까지 신흥국 주식시장 불안정성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코스피에서도 좁은 박스권 등락을 감안한 트레이딩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박스권 장세에도 향후 실적 전망이 상향하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11배 초반까지 하락했다"며 "투자자들이 경제지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가는 중인 현 시점에 밸류에이션 부담 경감이 상승 트리거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주가 하방경직성을 높여가는 여력을 쌓는 과정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장세 하에 코로나19와 같은 개별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 분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