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과 건설산업에서 위기론이 제기되지 않았던 시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전자에서는 금년 상반기까지 지속되던 다주택자의 매물증가가 현실화되지 못했던데 뒤이어 집값고점론과 금리인상론이 대두된다.
후자에선 지난 상반기에 한국은행이 금년도 건설투자의 플러스전환을 예상하며 대세가 확정됐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등을 언급하며 언젠가는 위험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를 고수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10년 정도만 보더라도 저런 주장은 들어맞은 적이 없다.
최근 한국은행이 1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유사한 위기론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내용은 간단하다. 금리가 연이어 오를 것이기에 ‘위험’하거나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은 가격하락의 여지도 있으니 무리해서 주택을 구입할 필요가 없고, 건설산업도 앞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기존의 주장으로 회귀한다.
한때 유행했던 집값폭락론의 핵심트리거는 미국의 금리인상이었지만, 이번에는 국내에서 금리인상이라는 선제조치가 취해졌다. 금리가 인상되면 운용자산이나 대출규모가 큰 주체들부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주로 기업, 자산운용사, PF시행사같은 기관투자들이다. 개인이라도 큰 빌딩을 매입했거나 사업자금 등의 큰 대출을 안고 있다면 상황은 같다. 이때의 부동산자산은 일반주택보다는 상업용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 민간건설투자도 유사한 부분이 크다.
그렇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같은 개인대출에서는, 대출액 규모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현실에서는 매 월 부담하는 이자가 일부 늘어나는 정도로서 이는 충분히 개별 가계나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금리인상을 이유로 사안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
당분간 금리가 계속 오르더라도 위기론이 우려하는 정도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던 기준금리인 2019년의 1.75%를 지금 적용하더라도, 실수요자들의 접근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한정적이다. 이보다 월등한 고금리를 단기에 적용하는 방안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
금리인상이 부동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꼭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만도 없다. 2018년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와 주택가격은 일관된 관계를 보이는 것이 아니며 주택가격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던 것이 한 예시다.
또한 지금까지 대출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됐기에 개인별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모두 실행할 수 없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간 국내 가계대출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그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이기에 상환불능같은 위험성은 현저히 낮다. 이에 더해 신용대출의 한도도 축소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의 가계대출규제도 현재로서는 일부 금융기관에 한정된 선제적 조치이기에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
이런 여건에선 금리인상이 건설산업에 당장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수도 없다. 코로나 여파로 경기부양에 중점이 맞춰진 현재의 상황을 단순히 과거의 금리인상사례와 비교한다면 지나친 비약이 될 우려도 크다.
물론 장기적인 금리인상에 더해 제2의 IMF같은 위기상황이 도래하면서 대규모 실직사태 등으로 대출자의 수입이 끊긴다면 심각한 상황이 되겠지만, 이때는 금리에 앞서 원금상환 자체를 걱정해야만 한다. 이때는 개인차원을 넘어 국가적 중대시국이기에, 경기회복을 위한 건설투자는 자연스레 늘어나지만 고금리를 유지하기는 어렵게 된다.
이처럼 저금리기조에 이은 얼마간의 금리인상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 책임소재도 명확한 위험이기에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지금처럼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로 확정된 시점에서 실수요자가 주택구입을 주저할 필요는 더욱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