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오는 3일 첫 비공개 회동한다. 금융정책과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수장들이 만나 금융 현안에 대해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계부채 관리를 비롯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오는 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은 대회의실에서 이 총재과 고 위원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고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이틀 만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상견례를 가진 뒤, 곧장 이 총재와 회동에 나서는 등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위원장과 별도 회동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앞서 고 위원장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금통위원으로 있었던 만큼 빠른 시일 내 전격 회동까지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기관 수장 간의 단독 회동은 지난 2월18일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거시경제금융회의가 끝난 뒤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진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이번 만남에선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및 전금법 개정안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금융 현안들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은 앞서 한은 금통위 시절부터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금통위원으로, 금융불균형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가장 먼저 내비친 바 있고, 한은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올려잡았다.
특히 전금법 해결과 관련해 초석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은과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발의된 전금법 개정안을 두고 1년여 정도 갈등을 빚어왔다. 한은은 해당 법안 가운데 빅테크 기업의 자금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신설하고, 청산기관을 금융결제원으로 한다는 조항이 중앙은행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한은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