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선업계가 해상운임 급등과 운송량 증가에 힘입어 컨테이너선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해운 호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4분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8월 전 세계 컨테이너선은 1507만1478 CGT(표준선 환산톤수·386척)가 발주됐다.
이는 클락슨리서치가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로, 발주량이 역대 최저수준이었던 지난해 동기(116만3164 CGT)과 대비 1200%가량 급증한 수치다. 특히 조선업 초호황기였던 2007년 발주된 1321만7003 CGT도 크게 웃돈다.
이 가운데 국내 '빅3'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을 각각 64척, 38척, 16척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 발주 급증 이유로 지난해의 4배 가까이 치솟은 해상운임과 경제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를 지목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4502.65를 기록하며 17주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다. 물동량 증가도 한몫했다.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해운 조사기관 피언리시큐리티를 인용해 물동량 증가로 항구 혼잡이 심해지면서 현재 선박 47척이 미국 롱비치와 로스앤젤레스 항구 외곽에 대기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컨테이너선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고 컨테이너선 수요도 늘어 클락슨리서치의 중고선 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사이 160% 상승해 10년래 최고치에 근접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4분기부터는 실적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선박 발주는 당분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연간 발주량은 3980만CG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강재가격 급등으로 인해 3분기 발주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겠으나 카타르 등 대형 LNG선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되는 4분기에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에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발주된 14만m³급 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8척 중 37척(97%)을 수주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데 향후 러시아, 카타르 등에서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하면 누계 수주량도 중국을 추월해 1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IMO 규제 대응 및 적합한 독자기술 경쟁력을 위해 친환경 선박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후판 등 원자재 가격도 앞으로 하향 추세라 안정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96척(해양 3기 포함), 192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49억달러의 129%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총 54척, 71억 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하며 목표인 91억 달러의 78%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수주 목표치인 77억 달러의 82.2%(63억3000만 달러)를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