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94선, 10년물 美채권 1.6% 육박
글로벌 인플레 우려+유로화·엔화 약세 지속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글로벌 달러 강세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90원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2거래일 만에 재차 경신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가 1.6%에 육박하고, 달러인덱스도 94선으로 상승 전환하면서 달러 강세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4.2원(0.35%) 올라선 달러당 1194.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4원 갭다운한 1190.0원으로 개장했지만, 곧바로 상승 전환해 종일 오름폭을 키웠다. 마감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28일(1196.9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시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에너지 자원 가격 급등세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기저에 깔린 상황에서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의 오름세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지시간 오전 3시40분 기준 1.5960%를 나타냈으며, 전장 대비 2.5bp(1bp= 0.01%) 상승했다.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1.1% 수준에 머물렀던 10년물 국채금리가 1.6%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또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역외시장에서 전장 대비 0.1% 상승한 94.3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유로지역 경제 회복 흐름이 살아나고 있지만, 달러의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는 1.15달러 수준에 머무르면서 아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 통화인 엔화 역시 미국 국채 수익률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에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증시와 수급에서도 약세 재료가 맞물렸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51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으며,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무려 1조36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이날 하루 22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수급에선 환율이 지난 8월부터 꾸준히 상승해 온 탓에 1190원대의 높은 레벨에도 불구하고 결제 수요(달러 매수)는 간간히 출현한 반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의 출현은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이날 환시의 움직임은 밤중으로 발표되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수와 내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의 '그리드락(교통정체)'이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의 악재라고 해도 미국 국채금리가 올라가고, 미국 부채 한도 유예 연장의 호재라고 해도 리스크 완화로 평가돼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환시에선 달러 강세의 모멘텀이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