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희망타운 4200가구···가격 저렴하지만 입지 아쉬워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2차 사전청약이 이달 시작된다. 1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지만 사전청약 특성상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매매‧전세시장에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혼희망타운 물량이 많이 포함됐지만 2030세대의 서울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 높아, 이들의 매수세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차 사전청약은 오는 15일 모집공고를 시작해 이달 말부터 접수가 진행된다. 사전청약은 수도권 택지 내에서 공공분양 주택의 조기 공급을 위해 본 청약 1~2년 전 사전예약을 실시하는 제도다.
2차 사전청약 대상 지구는 △파주운정3(2100가구) △남양주왕숙2(1400가구) △인천검단(1200가구) △의정부우정(1000가구) △성남신촌(300가구) 등 11곳이다.
특히, 이번 사전청약의 특징은 전체 물량의 약 40%에 달하는 4200가구가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 물량이라는 점이다. 지구별로 보면 △군포대야미(1000가구) △성남낙생(900가구) △의왕월암(800가구) △성남복정2(600가구) △수원당수(500가구) △부천원종(400가구) 등 6곳 물량은 모두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된다.
총 1만200가구로 4333가구를 공급했던 1차 사전청약에 비해 2배 넘는 물량이 공급된다. 수도권 집값이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르는 가운데, 이러한 물량 공급이 시장 안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신혼희망타운 물량이 많이 배정된 만큼 최근 2030의 매수행렬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수도권은 8월 셋째 주부터 9월 둘째 주까지 5주 연속 0.40% 오르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후 9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각각 0.36%, 0.34%를 나타내며 2주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10월 첫째 주에는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30의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 올해 1~8월 서울‧경기‧인천아파트의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각각 41.8%, 36.1%, 33.0% 등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각 지역 모두 지난해 대비 30대 이하 매수 비중이 증가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1만가구의 많은 물량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본청약이 아닌 입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전청약이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입주를 기다리는 당첨자들이 전세시장에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고, 탈락한 이들은 기존 재고주택 시장으로 돌아서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1만가구는 적지 않은 물량인 것은 맞지만 이번 청약이 본청약이 아닌 사전청약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당첨돼도 실제 입주까지 장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며, 오히려 전세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려 전세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사전청약도 흥행이 예상되는데, 높은 경쟁률로 인해 사전청약에서 계속 탈락하게 되면 기존 재고 주택시장으로 이탈하는 수요자들이 발생한다"며 "이는 주택 매매시장에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전청약이 2030세대의 매수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격이 시세 대비 저렴한 점은 젊은 층의 눈길을 끌 수 있겠으나, 입지 측면에서는 수도권 외곽 지역에 가까운 지역들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세의 80%에 해당하는 분양가격은 2030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겠으나, 이들이 선호하는 직장 등이 서울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번 사전청약이 크게 2030의 매수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