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차질·코로나19 확산 여파
"韓 성장, 백신접종 확대·재정집행 영향"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는 종전에 내놓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4.3%를 유지하는 대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낮췄다.
IMF는 12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수정 발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3개월 전인 올해 7월(6.0%)보다 0.1%p 낮춘 5.9%로 하향 조정했다. 오는 2022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9%를 유지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에는 미국 등 선진국의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선진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2%로 3개월 전보다 0.4%p 내려갔다. 내년 전망치는 4.5%로 지난 전망보다 0.1%p 상향 조정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이유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p 낮춘 6%로 하향 조정했다. 독일(3.2%)과 일본(2.4%)도 각각 0.4%p씩 하향 조정됐는데, 독일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조치 영향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전망치인 4.3%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3.3%로 0.1%p 하향 조정했다. IMF는 앞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꾸준히 상향 조정해오다, 이번 세계경제 성장 전망 하향 조정에선 기존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게 됐다. 특히 이번 전망치는 우리 정부와 국제 투자은행들이 내다본 예상 성장률인 4.2%보다 높다. 이번 성장률 유지 배경에는 △백신접종률 확대 △수출의 견조한 오름세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 등에 따른 것이라고 기획재정부는 전했다.
IMF가 예상한 신흥개발도상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는 6.4%로, 앞선 전망치보다 0.1%p 상향 조정했다. 중국의 긴축 재정, 아세안(ASEAN)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남미·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의 원자재 수출 증가를 긍정적인 요인이로 평가했다. 이중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8%로, 직전 전망보다 0.1%p 낮아졌다. 또한 저소득 국가 경제성장률의 경우 직전 성장률보다 0.6%p 낮은 3.3%로 전망되는 등 불균등한 회복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이번 경제성장 전망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개에 따른 상·하방 불확실성·위험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방 위험으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공급 불안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 △미국 재정축소 △미·중 무역·기술분쟁 심화 등을 꼽았다. 반대로 상방 위험에 대해선 △백신생산·보급 가속화 △구조전환에 따른 생산성 증대 등이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선진국-신흥국 간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 긴축을 신중히 행해야 한다"면서도 "물가 상승 압력, 고용 회복 지연 등의 우려에도 불확실성 완화, 중앙은행 신뢰 확보를 위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