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떨어지는 종신보험 대안으로 급부상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최근 소비자들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건강보험에 대한 수요 역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새 수익원으로 부상한 건강보험에 대해 질병, 상해 등 기존보다 경쟁력을 강화한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교보생명은 '교보마이핏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케어(Kare) 앱이나 가족력 분석 등을 바탕으로 개인별 질병 위험을 예측하고, 건강상태에 맞게 필요한 보장을 고를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건강보험이다.
주계약을 통해 암·급성심근경색증·뇌출혈 등 3대질병을 보장하며, 보장 니즈에 따라 위·간·폐·대장·췌장 등 부위별 암보장은 물론 당뇨·중증당뇨·허혈심장질환·뇌혈관질환·중증치매까지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다. 15세부터 최대 70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보험기간은 100세 만기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 13일 'let: simple 간편335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최대 90세 만기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업계 기존 간편보험보다 가입의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기존 간편보험들이 암 이외에도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간경화·심장판막증의 진단·입원·수술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let:simple 간편 335 건강보험은 암 진단·입원·수술여부만 확인해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같은날 농협손해보험도 '뇌신전심건강보험'을 출시하며 고령자·유병자도 가입가능한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2·3위를 차지하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이다. 고혈압이나 당뇨 진단 후 뇌·심장질환 진단시 가입금액의 2배를 지급하며, 기존 건강보험에서 보장받기 어려웠던 일과성허혈발작, 부정맥, 심부전, 죽상경화증 등을 보장해 보장범위를 대폭 넓혔다.
한화손보는 순환계질환 전용 건강보험인 '무배당 LIFEPLUS ON혈관튼튼 순환계건강보험'을 지난 5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특정순환계 질환 진단비와 수술비, 특정순환계 질환에 포함되는 뇌·심장질환의 검사, 통원, 치료비 등을 보장한다. 기존 보험가입 고객의 경우 부족한 보장부분만을 추가로 가입 가능하고, 신규로 가입하는 고객의 경우 순환계질환 관련 다양한 보장을 한 번에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달 들어 보험사들이 건강보험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는 이유는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IFRS17에서는 매출로 인정되지 않는데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재무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보장성보험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 건강보험의 경우 수익성이 뛰어나 주력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종신보험이 건당 보험료가 높아 수익성을 견인했지만 비싼 보험료, 저출산·고령화 여파 등으로 외면받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수익 대안으로 건강보험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보험 상품은 보장성보험 중에서도 마진율이 높은 상품군으로 분류돼 회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가오는 회계변경에 따른 RBC 영향 등의 이유로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강보험의 경우 보장성보험이며 수익 확보에도 도움이 돼 판매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