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부문은 안정성 중시···장기적으로 분상제 폐지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주택 업계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시장 문제점으로 저금리 환경과 시장의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 등을 지적했다. 이에 차기 정부의 과제로 부동산 정책 신뢰도 회복을 꼽았다.
19일 한국주택협회·건설주택포럼·한국부동산산업학회가 전날 개최한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세미나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과 차기 정부에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주택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 된 것은 임차인, 집주인 모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것이다. 2년간 수도권의 경우 전셋값이 16.7% 상승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가격이 급등했던 시기 이후로 가장 큰 수치였다.
임차인 뿐 아니라 주택 보유자 또한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이 증가했다. 재산세 주택분 징수율은 2016년 6.3%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9년 12.3%로 2배 커지고, 2020년에는 14.2%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저금리로 인한 자산버블과 정부의 정책 실패였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하였으나,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39%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국가에서 주택가격 급등세를 보였지만, 발표자인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실거래지수로 따졌을 때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상위권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택 공급량이 줄고 있었지만, 현 정부는 2020년 초까지도 공급 충분하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2019년 들어서야 3기 신도시로 공공택지를 지정했다. 그러나 주택 공급은 시차가 존재하며, 서울 내 주요 공급 수단인 재개발·재건축 등은 규제가 지속 돼 공급 실적은 여전히 미흡했다.
인구 관점에서도 1~2인 가구 중심으로 가구수가 2016년 27만가구에서 2020년 69만가구로 증가폭이 커졌지만, 서울 아파트 입주 수를 보면 2000년대에는 평균 5만9000호를 공급, 2010년대는 반절 가까이 떨어진 3만2000호 공급에 그쳤다. 그 후 2020년부터는 평균 3만4000호로 소폭 커졌지만, 아파트 수요를 원하는 이들이게 수급 불일치는 불가피했다.
이에 허윤경 실장은 차기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정책을 조세부문과 공급 부문 등을 나눠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조세부문에서 운영의 '안정성'을 중시했다. 현재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를 90%로 잡고 있는데, 시장 변동성·거래량 수준 등을 고려할 때 80%가 적정한 수준 임을 언급했다. 또한 허 실장은 "정부는 양도세 중과 배제를 통해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를 유도하며 가격 인하를 기대하지만, 오히려 급격한 정책 변화로 신뢰도가 떨어지니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며 "한 방향의 정책을 유지시키며 양도세 중과 폐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부문에서 단기방안으로 3기 신도시의 용적률 상향, 자족용지 축소를 통한 주택용지 공급을 확대해 양질의 주택을 빠르게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기 신도시는 용적률 169~226%, 2기 신도시 159~200%로 3기 신도시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장기방안으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분양보증시장 경쟁체계 전환 등 규제중심의 공급정책 운영에서 시장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실장은 "새 정부가 현재의 주택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책 신뢰 회복이 우선 과제"라며 "정책 수립의 대원칙은 정책 부작용을 최소화한 시장 친화적 정책, 잦은 변화없이 장기적으로 믿을 수 있는 정책, 민간이든 공공이든 성과 중심의 정책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