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요소수 급구 나섰으나
[데스크 칼럼] 요소수 급구 나섰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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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에 맞서는 정부는 첫 대책으로 급기야 군 수송기를 동원해 호주로부터 2만 리터의 요소수를 긴급 공수받기로 했다. 대책으로 나온 이 양이 얼마나 되는 지 따져보니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1리터는 1㎏. 2만리터는 20톤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런데 군 수송기까지 동원하는 마당에 호주에서 2만리터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공유가 왕복 200톤이나 된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또 민간항공기도 활용하겠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 항공사에 확인한 결과 호주 시드니 편도에 평균 78톤, 항공기 기종에 따라 다르니 100톤의 항공유도 든다. 

요소수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이야 이해되지만 2만리터의 요소수를 항공기를 통해 들여오는 것이 비용 등 여러 가지를 따져 맞는 것인지 납득이 어려운 대목이다. 단기적으로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요소수 품귀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고 심지어 일각에선 정부가 생색내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재고분을 감안하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요소수를 쓰는 경유차가 멈추서는 물류 대란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시기는 이르면 당장 내달부터 급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당장 매점매석 금지 등에 중장기 대책으로 요소수 없이 질소산화물을 분해하는 대체 촉매제 개발, 요소수 대체재인 암모니아수를 활용할 수 있는 시설 확대, 국내 요소 생산설비 확보 방안 등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물류의 전국 실핏줄 역할을 하는 화물차 등을 멈추지 않게 하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요소수 200톤(20만리터) 기준으로도 하루 수요량의 3분1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다. 수십만 리터를 더 구해온다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화물차 등 경유차 운전기사들이 ‘정관수술’이란 용어로 요소수 없이도 경유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SCR장치의 일시적인 사용중지) 하는 게 오히려 단기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질소산화물이 그대로 대기 중에 방출돼 정부에서 강조하는 탄소중립을 무색케 하고 차량마다 소프트웨어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고 다른 장치의 연동성 등 문제가 많다.

요소수 대란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안이 전국과 산업에 미칠 큰 파장으로 확대돼 정부의 리스크 관리능력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그동안 국내외 산업동향 정보를 강화한다든지의 발표가 있었음에도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매우 아쉽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공급망과 원자재가 큰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요수소 사태는 여지없이 정부의 경제안보 관리에 한방 먹인 셈이다. 게다가 원료의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은 새로운 일도 아니다. 

뒤늦게 외교부에 TF를 설치하네 뒤이어 청와대까지 조직을 꾸리고 결국 대통령이 나서 요소수 품귀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 했지만 모두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요 만시지탄이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산업계와 현장의 요구사항을 빨리 파악해 단기적으로 요소수 부족을 메울 방안을 찾고 중장기적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특히 요소수 외 다른 원료 등 부문에도 유사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응해야 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요소수 대란은 정부가 국내외 동향에 설마 하며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유관 전 부처가 나서 경제안보 정보망을 강화하고 협력해 설마가 나라 잡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파만파 요소수 대란이 속히 해결되길 바란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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