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연 1.00%로 0.25%p 인상하기로 25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1년 8개월 동안 이어진 0%대의 '제로금리'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결정은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금융불균형과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는 물가상승 우려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지난해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3%대 초반으로 높아졌다"며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상회해 2%를 상당폭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 역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고채(국채) 금리가 상승했다며, 가계대출의 오름세가 다소 줄어드는 것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수출·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에서 1.00%로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세계경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영향받아 국채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다. 주가는 양호한 기업 실적 등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했다. 설비투자가 글로벌 공급차질에 영향받아 다소 조정됐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가 백신접종 확대와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GDP성장률은 지난 8월에 전망한 대로 금년중 4%, 내년중 3%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지난해 공공서비스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3%대 초반으로 높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2%를 상당폭 웃돌다가 점차 낮아져 내년중 연간으로 2%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국내외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3년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주가는 주요국 주가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소폭 상승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다소 축소됐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