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 부실채권비율 또 '역대 최저'···대출만기 연장 '착시효과'
9월 은행 부실채권비율 또 '역대 최저'···대출만기 연장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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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비율 0.51%···전분기比 0.03%p↓
서울 한 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 한 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연달아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9월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51%를 기록,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째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경신했다. 반면 대출해준 돈이 떼일 상황에 대비해 은행들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오히려 증가했다.

그동안 유지된 저금리 기조에 따라 자영업자·기업 등의 대출이 증가하면서 총여신은 늘었지만 금융권의 대출만기·이자상환유예 조치가 연장되면서 부실채권 비율은 오히려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발(發) 착시효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9월 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0.51%로 전분기말(0.54%) 대비 0.03%포인트(p) 하락했다. 역대 최저치다.

먼저 부실채권 잔액은 1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이 중 기업여신이 10조3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6.2%를 차지했다. 이어 가계여신(1조5000억원), 신용카드채권(1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총여신 증가도 한 몫했다. 총여신은 금융기관에서 거래하는 고객이나 기업에게 빌려준 전체 잔액을 뜻한다. 총여신은 1분기 2222조1000억원, 2분기 2264조6000억원, 3분기 2333조6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부실채권비율은 은행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데, 결국 분모에 들어가는 총여신은 커지고 분자에 해당하는 부실채권은 줄면서 비율 자체가 감소했다. 여기서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금을 의미한다.

3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2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2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00억원 늘었고 가계여신의 경우 5000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치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1000억원 감소했다. 통상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2·4분기에 증가했다가 1·3분기에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0.04%p 개선된 수치다. 대기업의 부실채권비율은 6월보다 0.03%p 개선된 1.0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0.65%에서 0.60%로 0.05%p 떨어졌다. 개인사업자여신의 부실채권비율도 0.01%p 하락한 0.22%를 나타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대비 0.01%p 하락한 0.17%로 집계됐다. 올 3분기 말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12%로 0.01%p 하락했다. 기타 신용대출은 0.27%로 전분기 말보다 0.01%p 떨어졌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와 유사한 0.83%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부실채권비율은 감소했지만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6.7%로 전분기말 대비 1.6%p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부실위험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백분율로, 100% 이상 유지되면 자산건전성을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부실채권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유예 효과가 크다고 본다"며 "만기와 이자상환유예 조치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 및 비율 추이. (표=금융감독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 및 비율 추이. (표=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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