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고수해 온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란 언급에서도 '일시적' 표현을 철회하기로 했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몇 주 뒤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 직후 내년 중순까지를 목표로 테이퍼링에 나선다고 시장에 천명했다. 올해 11~12월 자산매입 규모를 먼저 월간 150억달러씩 줄인 뒤 시장의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장에선 연준 안팎의 메시지, 파월 의장의 연임, 견조한 경기 성장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고용 시장 회복을 늦추고, 경기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연준 통화 정책 속도 조절에도 제약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 위험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약 한 달 안에 이 변이의 심각성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했다"며 "앞으로 일주일에서 10일 안에 대략적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때서야 오미크론 변이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위험성이 있다고 해도 현재 예측엔 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파월 의장은 그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일시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지만, 이같은 견해를 사실상 철회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6.2% 급등하며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 일자리 증가율도 여전히 좋다"면서도 "연준 목표치보다 2배 이상 높은 물가상승이 더 오래 지속될 것 같다. 물가 상승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표현했으나, 아무래도 이제는 이 표현을 '철회'해야 할 것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