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 올인한 건설업계···신기술 개발은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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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건설사, 신기술 지정 2건···지난해 5분의 1 
매출 비중, 토목↓···건축‧주택 분야만 커져
10대 건설사 중 올해 건설신기술을 새롭게 지정받은 곳은 2곳에 불과하다. (사진=픽사베이)
10대 건설사 중 올해 건설신기술을 새롭게 지정받은 곳은 2곳에 불과하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건설사가 기술집약적인 토목사업보다 브랜드가 우선인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탓에 '건설 신기술'을 지정받는 건수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아파트의 단기 수익에 급급해 기술 발전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 호황기가 끝날 시기에 대비해, 기술 연구 확대와 해외시장 선점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등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가 현재 가진 건설신기술은 총 103건이다.

'건설신기술'이란 국토교통부에서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시공성, 경제성, 안전성 등에서 우수한 새로운 기술과 공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지정한 기술이다. 통상 신기술이라 일컫는 특허는 상용화가 불가능해 지기도 하지만, 건설신기술은 현장 검증이 이뤄져서 한 단계 나아간 기술을 의미한다. 

이에 토목관련 분야 특허는 연 평균 5000여건이 등록돼지만, 건설신기술은 1년 평균 30여건이 지정된다. 건설사가 신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해당 기술보유자가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 입찰에서 때에 따라 수의계약 혹은 지명경쟁이 가능한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10대 건설사 중 건설신기술을 가장 많이 가진 곳은 포스코건설로 28건이다. 이 중 건축분야가 14건, 토목분야 11건 외에 안전관련 분야까지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그 외 대우건설 20건, 현대건설 17건, 롯데건설 16건으로 2자릿수의 신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0대 건설사 중 올해 건설신기술을 새롭게 지정받은 곳은 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로, 2건 뿐이다. 지난해 △DL이앤씨 1건 △포스코건설 2건 △현대엔지니어링 1건 △롯데건설 3건 등 총 7건, 2019년에는 8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낮아진 수치다. 

이같은 문제는 건설사가 최근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주택 사업에만 치중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0대 건설사의 3분기 실적 중 건축‧주택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반절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롯데건설(76%) △HDC현대산업개발(74%) △대우건설(68%) △GS건설(67%) △DL이앤씨(65%) △포스코건설(53%) 등 6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도 해당 비중이 46~47%대라,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하면 건축 주택분야가 건설사를 먹여살린다고 표현해도 무방한 수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건설신기술 지정에 크게 힘쓰고 않는 것 같다"며 "건설 신기술은 토목분야 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인 데 최근 주택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고, 또한 공공보다 민간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적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기술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정부의 '지원 확대'를 꼽고 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한국 건설사가 해외 시장에 나가면 원청업체가 아니지만 단기적인 수익에 집중하다보니 기술을 키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결국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끝나고 나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해외시장에 파이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건설사가 해외시장에서 원청으로 성장 할 발판을 정부가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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