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유로지역 GDP, 내년 1분기중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할 것"
英·拂·伊, 일일 최다 확진···'봉쇄조치→공급병목→물가상승' 우려도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내년에도 유로지역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미크론과 물가가 변수다. 겨울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강하고, 이에 따른 봉쇄조치가 강화될 경우 성장 흐름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에너지가격 강세에 따른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2022년 유로지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전망기관들은 유로지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5%대 초반, 내년 4%대 초중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성장률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은 4.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4.3%로 전망했다.
오는 2023년부터는 2021·2022년과 비교해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장기적 추세(2015~2019년 평균 성장률 2.0%)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투자와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고용상황 개선 등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고 소비심리도 개선되면서 올해보다 증가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유럽연합(EU) 기준 민간소비는 지난해 코로나 충격 여파로 -7.3%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3.5%로 상승 전환한 뒤 내년엔 5.5%까지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민간소비는 1.6%였다.
투자는 대내외 수요 호조, 높은 설비가동률, 경제회복기금(RRF) 진전, 주택·건설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공공·민간 및 설비·건설 등 모든 부문에서 투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역시 주요 교역 상대국의 양호한 성장 전망, 국경이동제약 완화에 따른 여행·운송서비스 활성화, 유로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로지역 GDP 규모는 내년 1분기 중 팬데믹 이전 수준(201년 4분기)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ECB는 전망했다. 당초 지난 9월 전망에서는 회복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했으나, 최근 들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 등으로 그간의 회복세를 주도했던 서비스업의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빠르게 우세종으로 올라선 오미크론의 확산은 유로 경제의 가장 큰 하방리스크로 꼽힌다.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만9789명으로, 사상 최고 신규 확진자수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5만명대에서 열흘 새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각각 9만1608명, 4만4595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일일 확진자수를 기록했다. 더욱이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 기간동안의 이동이 확대됨에 따라 확진자수는 더욱 가파르게 늘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년중 소비자물가도 주요 리스크 중 하나다. 에너지가격의 강세 영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ECB는 에너지가격 급등, 유로화 약세, 공급병목 지속 등을 반영해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7%(9월 전망)에서 3.2%(12월)로 2배 가까이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연간 전체로 보면 에너지가격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 공급병목도 완화돼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및 오미크론 변이 출현, 백신효과 저하 등에 따른 코로나 전개 상황 악화, 공급병목 지속 등이 유로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라면서 "특히 백신접종률이 낮은 신흥국이 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를 재개할 경우 공급병목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 이에 늘어난 생산비·기업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