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실적 우려 및 CEO 주식 먹튀 논란에 투심 '꽁꽁'
"美 긴축 등 불확실성 해소 관건···NFT 등 신사업 모멘텀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카카오의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휘청이며 무너지며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와 금리인상 우려, 내부 리스크 등 여러 악재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형국인데, 증권가에서도 눈높이를 잇달아 낮추는 모습이다.
14일 카카오는 전장 대비 2800원(2.90%) 떨어진 9만39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지난해 6월23일 신고가(16만9500원)와 견줘 44.6% 급락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16.5%의 낙폭을 기록, 9만원선마저도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파죽지세로 시총이 75조원대로 불어나며 네이버와 국내 빅테크 '투톱' 체제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정부발(發) 플랫폼 규제 이슈에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 무려 33조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 역시 4위에서 9위로 수직 하락했다.
각가지 악재가 맞물리며 연일 주가 하락을 촉발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도 이를 근거로 카카오를 보는 눈높이를 부쩍 낮추고 있다. 카카오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는 이달 들어 8개가 나왔는데, 이 가운데 7개는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것이다.
미국발(發) 조기 긴축 우려가 불안감을 키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조기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은 성장주 주가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성장주는 금리 상승 시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며 낮게 평가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조7292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9.75%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을 크게 밑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추정치(2254억원)과 컨센서스(2071억원)을 하회할 전망"이라며 "광고, 커머스 등 주요 사업의 성수기로 매출액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일회성 인센티브로 영업이익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의 '주식 먹튀' 논란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지속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11월 25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인 12월 10일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카카오는 계열사 상장 후 최고경영자(CEO)는 2년, 그 외 임원은 1년간 주식 매도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 즉각 시행키로 했다. 현재로서 초강수를 뒀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을 달래고자 하는 행보를 바로 보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훼손된 신뢰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와 관련한 악재가 해소되면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을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인건비·마케팅비 등 각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되겠지만, 올해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와 커머스의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규제 이슈에 따른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모빌리티와 페이의 중장기 실적 개선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유료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 확장과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진행 중인 블록체인, NFT 관련 신사업들의 구체적인 전략이 가시화 되면서 올해 메인 관전포인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지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카카오의 이익 성장은 이어질 것이고, 블록체인 등 새로운 신성장 동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성장주가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FOMC 회의를 지나면서 통화정책의 우려가 조금이나마 완화다면 성장주의 하락이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