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파 기조 전환·한은 금리 추가 인상 시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14일 나란히 1%대 급락 마감했다. 미국이 조기 금리 인상 등 공격적 통화정책을 예고한 데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0.17p(1.36%) 내린 2921.92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일보다 24.48p(0.83%) 하락한 2937.61에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장중 2914.73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투자주체별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6004억원어치, 외국인이 2462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81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우위로 총 4086억90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이 잇따라 조기 금리 인상 등 공격적 통화정책을 예고하자 긴축 경계 심리가 커졌다.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이 오는 3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종료하자마자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올렸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상황에 견줘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밝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상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전날 연준 위원 대부분이 매파 기조로 전환하면서 미국 증시 약세를 주도한 점도 아시아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4.52%)을 비롯, 의약품(-3.85%), 건설업(-2.18%), 전기가스업(-2.17%), 화학(-2.16%), 기계(-1.99%), 철강금속(-1.95%), 서비스업(-1.70%), 운수창고(-1.65%), 비금속광물(-1.62%), 유통업(-1.38%), 보험(-1.31%) 등 모든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77%)를 필두로 SK하이닉스(-0.77%), 삼성바이오로직스(-1.73%), NAVER(-1.72%), LG화학(-5.17%), 현대차(-0.48%), 삼성SDI(-2.85%), 카카오(-2.90%), 기아(-1.30%)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 떨어지며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204곳, 하락 종목이 663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64곳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86p(1.21%) 내린 971.39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2.14p(1.23%) 떨어진 971.11에 출발한 뒤, 초반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이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장중 967.19까지 밀리기도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12.39%)와 셀트리온제약(-12.00%)이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논의 소식에 급락했고, 에코프로비엠(-2.28%), 펄어비스(-0.09%), 엘앤에프(-0.41%), 카카오게임즈(-0.42%), 위메이드(-4.26%), HLB(-2.67%), 천보(-1.40%), CJ ENM(-2.88%) 등 시총 상위주도 일제히 부진하며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20원 내린 달러당 1187.30원으로 마감했다. 0.5원 오른 1188.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한때 1189.6원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