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신용대출은 4bp↓···고신용자 대출 재개 등 영향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금리가 3.66%까지 올랐다. 앞서 수개월여간 급등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은 제한됐지만, 지난달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역시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대출 창구가 재개된 것은 하방 요인이지만,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금리는 당분간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66%로 전월(3.61%)보다 5bp(1bp= 0.01%) 상승했다. 지난 10월(28bp), 11월(15bp)와 비교해 오름폭은 다소 둔화했지만, 지난 2018년 8월(3.66%)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가계대출 금리는 연초(1월 2.83%)와 비교해 0.83%p나 올랐다. 지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3.51%→3.63%)이 12bp 뛰었으며, 보증대출(3.26%→3.29%)은 3bp 상승했다. 다만 한은은 일부 고신용자 대상 상품판매 재개 등의 영향으로 4bp 내려간 일반신용대출(5.16%→5.12%)과 사전 승인된 저금리 대출 취급 등의 여파로 12bp 내린 집단대출(3.99%→3.87%)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의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는 고정금리 주담대가 장기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2.42%→2.23%)이 하락하면서 함께 내려갔다"면서도 "하지만 저금리 보금자리론 비중이 축소된 영향과 가산금리 인상, 코픽스를 비롯한 양도성예금증서(CD)와 같은 단기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12bp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신용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상승하다가 지난달 일부 은행에서 고신용자 대출 상품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정된 영향"이라면서 "보증대출의 경우 저금리 중도금 대출이 취급되고, 금리가 높은 햇살론 비중이 줄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달 역시 상승 압력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전했다. 송 팀장은 "결국 가계대출 재개를 통해 고신용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을 경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금리인상기라는 점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11월 기준금리 인상효과가 얼마나 미칠지 지켜봐야겠지만, 이달 지표금리 기준으로 단기·장기 시장금리가 모두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금리(3.12% →3.14%)도 전월대비 2bp 상승해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표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한 가운데 대기업(2.90%→2.86%)이 일부 은행의 전월 고금리대출 취급효과 소멸 등으로 4bp 하락했지만, 중소기업(3.30%→3.37%)이 일부 은행 정책성자금 취급효과 등으로 7bp 올랐다. 송 팀장은 "지난달 기업 인수(지분투자)를 위한 고금리 대출 여파로 높은 금리 상승폭(23bp)을 기록하면서 이달 기저효과로 상승폭이 제한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예금금리도 상당한 상승폭을 보였다. 전월 기준금리 인상, 우대금리 제공 등 연말 유동성 관리 노력 등으로 저축성 수신(예금)금리 평균은 1.70%로 전월(1.57%)과 비교해 13bp 올랐다. 2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순수저축성예금(1.51%→1.67%)이 정기예금(16bp)을 중심으로 오르고, 시장형금융상품(1.75%→1.82%)은 CD(24bp)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55%로 전월대비 11bp 줄었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1.31%)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으로는 총수신금리와 총대출금리가 각각 0.83%(6bp), 3.04%(8bp)를 기록했으며, 예대마진은 전월(2.19%p)보다 2bp 확대된 2.21%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8월(2.21%)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큰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