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하림그룹이 홈쇼핑 계열사 엔에스홈쇼핑(NS홈쇼핑)의 상장폐지를 추진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손실 83억원을 내며 2020년 영업이익 294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도 3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매출은 5838억원으로 전년 대비 8.2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NS홈쇼핑이 하림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출자하며 재무 구조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NS홈쇼핑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하림산업을 통해 2016년 5월 양재 물류센터 부지를 4525억원에 사들인 것을 포함해 6859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밖에 또 다른 계열사 글라이드에 160억원, 엔바이콘에 210억 등을 지원한 것까지 합치면 총 7000억원을 넘는다.
주목할 점은 하림그룹의 캐시카우(cashcow) 역할을 하는 NS홈쇼핑이 투자법인과 사업법인의 물적 분할 및 하림지주와 합병에 나섰다는 점이다. NS홈쇼핑은 지난 1일 하림지주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마무리했다. 교환비율은 NS홈쇼핑 보통주 1주당 하림지주 보통주 1.41347204주다. NS홈쇼핑은 오는 22일 상장폐지 되고 하림지주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NS홈쇼핑은 향후 가칭 NS홀딩스(투자법인)와 NS쇼핑(사업법인)으로 분할을 한 뒤 NS홀딩스는 피흡수합병 방식으로 하림지주와 합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림산업 등 자회사들을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경우 하림지주-NS홈쇼핑으로 이어지던 지배구조가 하림지주-NS홀딩스-NS홈쇼핑으로 바뀐다. 이후 하림지주는 NS홀딩스를 다시 합병해 하림지주-NS홈쇼핑의 지배구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NS홈쇼핑은 상장폐지는 물론 주요 자회사도 하림지주에게 넘어가게 된다.
특히 하림지주는 NS홈쇼핑의 서울 서초구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주도하게 됐다. 이 사업은 NS홈쇼핑의 자회사인 하림산업은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양재동 부동산 가치만 2배 이상 상승한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은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실수요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담당부서와의 사전협의 및 자문을 통해 도시첨단물류단지계획안 신청을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도시첨단물류단지를 통해 디지털 경제시대의 생활물류 서비스 수요에 대응한다. 이에 더해 유통·물류·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융복합 산업의 발전을 뒷받침한다는 복안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NS홈쇼핑은 분산돼 있던 사업역량을 홈쇼핑 사업에 집중해 기존 홈쇼핑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재평가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TV홈쇼핑 사업 기반에서 디지털 환경에 걸맞은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주식교환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으로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해 디지털 경제시대 필수적인 도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은 하림그룹이 신개념의 융복합 서비스사업을 창출하는 생태계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한 하림지주의 기업가치 증대는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육계 신선육 시장의 77% 이상을 차지하는 하림 등 16개 사업자가 조직적으로 가격 담합을 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758억2300만원을 부과했다. 법 위반을 주도한 올품, 한강식품, 동우팜투테이블, 마니커, 체리부로 등 5개사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조치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