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바꿔보자"···수도권 곳곳 '통합 재건축' 바람
"같이 바꿔보자"···수도권 곳곳 '통합 재건축'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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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대단지 프리미엄'···시세와도 직결
복잡한 이해관계 '변수'···좌초되는 사례도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개포 경남아파트 단지 내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캡처)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개포 경남아파트 단지 내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캡처)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인접한 단지들이 함께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 사례가 수도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자적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보다, 함께 추진해 대단지로의 탈바꿈을 기대하는 것이다. 다만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는 만큼 추진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으며, 갈등이 극심해질 경우 사업이 좌초되는 사례도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경남‧우성3차‧현대1차(경우현) 등 3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된 '경우현' 통합 재건축은 당시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3개 단지가 함께 진행해 주목받았지만, 재건축 규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업 추진에 다시 속도가 붙었고, 지난 1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도 신청했다.

해당 단지들은 △경남 678가구 △우성3차 405가구 △현대1차 416가구 등으로 각 세대 수가 다소 적은 편에 속해 통합 재건축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자 함으로 보인다. 재건축 시 약 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뿐 아니라 1기 신도시에서도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의 6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 추진을 위해 단지별로 사업에 동의하는 소유주를 찾고 있다. △금호1단지(918가구) △청구2단지(768가구) △금호한양3·5단지(814가구) △한양5단지(1430가구) △양지6단지 금호청구(286가구) △양지6단지 한양(176가구) 등이다. 기존 가구 수만 4392가구에 달해, 통합 재건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시 일대의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지가 커질수록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많아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부지 면적이 넓어짐에 따라 커뮤니티시설 등을 더 조성할 수 있고, 이러한 점들이 높은 시세 형성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 추진에 있어 드는 여러 비용들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통합 재건축의 장점으로 꼽았다.  

재건축·재개발 전문가인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단지가 클수록 단지 내 조경, 커뮤니티시설 등을 조성하는 데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 등 여러 '대단지 프리미엄'이 있다"며 "또한 각자 재건축을 추진할 시 개별적으로 추진위원회 사무실, 관련 인력 등을 마련해야 하고 총회도 각각 개최해야 하지만, 통합으로 하면 이러한 것들을 따로 진행할 필요가 없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자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때보다 사업성이 더 커짐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단지일수록 쾌적성 등 여러 장점이 많아, 단지 크기는 시세와도 직결된다"며 "통합 재건축 추진 움직임은 추후 가치 평가 등을 고려한 부분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만 흘러가진 않는다. 다른 단지끼리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이해관계에서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다 갈등을 빚어 결국은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사례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는 가구 수가 더 늘어나는 만큼 이해관계는 더 복잡해지는 것"이라며 "감정평가액을 두고도 서로 충돌하는 등 이해관계가 변수가 돼 사업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으며, 갈등이 심해지는 경우 통합 재건축을 포기하고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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