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역대급 실적에도 카드사 배당성향 뒷걸음질, 왜?
[초점] 역대급 실적에도 카드사 배당성향 뒷걸음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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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롯데·비씨카드 배당 '보수적' 집행
2020년엔 당기순익 증가로 배당성향 확대
수수료 인하·금리인상에 리스크 관리 강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카드업계가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배당 성향'을 하나 둘씩 확정짓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방법 중 하나인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배당 성향은 오히려 1년 전보다 줄었다. 2년 연속 '실적 개선'이라는 요인은 같았는데, '배당성향'에 있어서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2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예년과 달리 배당성향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특히 1년 전 금융당국의 배당자제령에도 불구하고 높은 배당성향을 결정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2020년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영향을 받아, 배당금액을 올리고 배당성향도 30~65%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8개 전업카드사 당기순이익은 2조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반면 2021년의 경우 3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결산배당은 예년보다 쪼그라들었다. 신한카드의 배당성향은 51.3%로 전년 동기 대비 16.9%포인트(p) 낮아졌다. 정기주주총회 결의 내용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3.8% 가량 늘었는데, 배당금 규모는 되려 14.3% 정도 줄어든 탓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만큼 배당금을 높이지 않으면 배당성향이 하락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지만, 신한카드의 경우 최근 몇년간 65%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의 배당성향은 2020년 65.01%, 2019년 65%, 2018년 65%, 2017년 65.7%를 보여왔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배당을 결정했다. 약 402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배당성향 자체는 20.11%로 업계 평균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20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67% 급증한 수치다.

삼성카드는 개인투자자들을 감안해 전년 대비 배당금 규모를 500억원 정도 늘렸지만, 오히려 배당성향은 40% 중반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당금 규모를 비슷하게 올린 KB국민카드의 배당성향은 62%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아직 주주총회를 열지 않은 비씨카드·롯데카드의 배당성향도 축소된다. 비씨카드는 이사회를 통해 배당성향을 24.7%로 결정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6%p 감소했으며 최근 5년내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배당성향도 39.7%에서 26.8%로 12.8%p 줄었다. 비씨카드와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45.8%, 84.6%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아예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배당 축소 추세는 업황과 관련있다.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1년 전과 다르지 않으나, 카드 수수료 인하·금리인상 등으로 업황이 불확실해졌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른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점도 반영됐다. 신사업 투자 여력 확보 차원이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을 결정하는 요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실적이지만, 자사 전략·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성향 수준이 결정된다"며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배당금이 지주사나 대주주에게 돌아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며 "카드업계 업황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과 개인주주들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배당정책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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