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30일 "지난 시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SK하이닉스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성장했다"며 구성원과 주주들에 감사를 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으로 주총을 주재한 박 부회장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낸드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을 출범시켰다.
박 부회장은 미래 성장 인프라와 관련해선 "용인 클러스터는 장기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하고, 빅 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부회장은 수익구조 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반도체 업계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의 영향으로 시장의 저평가를 받아온 점을 상기하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객의 필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고객별 최적화된 솔루션을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SG 경영활동과 관련해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사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전담 조직과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며 "2050년 RE100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33%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또 주주환원에 대해 "연간 고정 배당금을 20% 상향하고,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한다"면서 "2022년부터 3년간 창출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추가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주총에서는 2021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상정된 안건 모두 원안 통과됐다.
사내이사로는 곽노정, 노종원 사장이 신규 선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하영구 이사가 재선임됐으며, 이사 보수 한도는 200억원으로 확정됐다. 현금배당은 보통주 1주당 전년보다 370원 오른 1540원으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