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이자부담 20조~30조 육박···대출자 '시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7% 시대에 바짝 다가섰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4년 만에 최고 수준인 4.5%로 제시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속도도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준금리가 연말 2.25~2.5%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는 연 3.29~5.251%다.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4.16~6.41%로 최고금리가 연 6%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당시(4월 14일)와 비교하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하단이 각각 0.11%p(포인트), 0.26%p씩 올랐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 금리(금융채 6개월물)도 연 3.08~5.35%로 집계됐다.
주담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가 5~6%대를 넘어 7%대를 바라보는 가운데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인상폭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수신금리가 오르고, 그만큼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상승한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 직후 농협은행이 예·적금금리를 최대 0.40%p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 채비에 나섰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은 주담대 금리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주담대 금리가 연내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금통위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까지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7년 7·8월에 이어 14년9개월 만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한은이 금리를 0.25%p씩 올리는 '베이비스텝'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기존 전망치(3.1%)에서 1.4%p 올려 잡았다. 4.5% 전망이 실현될 경우 이는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물가상승률로 기록된다. 고(高)물가 상황은 한은의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연 2.25%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규모만 20조~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폭(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대출자 1인당 16만원꼴로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이미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p(연 0.50%→1.75%) 올린 상황에서 앞으로 두 차례 금리인상이 더 단행될 경우 가계 이자부담 규모는 23조1000억원으로 대폭 오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가계부채는 1862조원으로 1인당 평균 9357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올해 1월, 4월 두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5월을 포함해 연내 추가 3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차주 1인당 이자비용은 평균 306만8000원에서 388만7000원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의 대출 규모가 훨씬 크고 이자비용과 함께 원금을 같이 상환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비용 증가로 실질 소비 여력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7% 는 2금융권 얘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