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보다 가계 부채가 많은 유일한 나라···정부 빚 25위
9년 만에 꺾였지만 안심은 일러···규제완화 제약 따를 듯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 36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새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사 대상국 가운데 정부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5위로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4.3%로 가장 높았다.
특히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초과한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1년 전보다는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05.0%에서 104.3%로 0.7%p 낮아졌다. 하지만 영국(7.2%p), 미국(4.7%p, 일본(4.6%p), 유로(2.9%p) 등과 비교하면 낙폭은 현저히 낮다.
같은 기간 홍콩(91.8→95.3%), 브라질(36.4→37.6%), 중국(61.5→62.1%), 가나(2.5→2.8%), 이집트(8.8→9.1%), 나이지리아(7.1→7.3%) 등은 가계부채 비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한편 한국의 기업부채 비율과 증가 속도 또한 최상위권에 속한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16.8%로 나타났다.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일곱 번째로 높다.
특히 한국 기업의 부채 비율은 1년 새 5.5%p(111.3→116.8%)나 상승했다. 이는 36개국 중 베트남(129.3→140.2%)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반면 정부 부문의 GDP 대비 부채 비율(44.6%)은 25위, 1년간 정부 부채 비율 증가 속도(45.8→44.6%)는 15위로 각각 집계됐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48.7%)이다. 정부부채 증가 속도는 레바논(186.6→202.2%), 태국(47.4→53.7%)이 1,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