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노원구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임기가 종료된 지난달까지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77.89% 상승해 서울 25개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노원구의 3.3㎡당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1641만원에서 3729만원으로 올랐다. 순위는 21위에서 16위로 다섯 계단이나 상승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로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KB 주간 시세를 기준으로 지난달 9일(조사일)부터 5주 연속(-0.05%→-0.04%→-0.03%→-0.01%→-0.04%) 떨어졌다. KB시세로 5주 연속 하락세는 서울에서 노원구가 유일하다.
노원구 월계동 삼호3차 전용면적 59.22㎡(1층)은 지난달 28일 8억4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면적, 같은 층이 약 1년 전인 지난해 5월18일 9억4000만원에 계약된 것에 비하면 1억원 떨어진 것이다. 지난 2월28일 8억6000만원에 팔린 것보다도 2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이 아파트는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재건축 기대감으로 몇 년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차츰 분위기가 바뀌며 최근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낮은 종로구는 최근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종로구는 2017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아파트값 상승률이 35.96%로, 같은 기간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률(77.8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종로구의 3.3㎡당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2218만원에서 3729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서울 25개구 가운데 종로구의 아파트값 순위는 12위에서 16위로 네 계단 떨어지며 노원구와 같아졌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4주간 종로구의 아파트값 상승세(0.14%→0.07%→0.14%→0.13%)는 용산구(0.27%→0.31%→0.17%→0.20%) 다음으로 강한 수준이다.
종로구 교북동 경희궁자이 4단지 전용 37.2635㎡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9억원(8층·9억3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3월 9억1000만원(7층), 지난달 14일 9억2000만원(14층)에 각각 계약되면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원구는 지난 5년간 상승폭이 컸고, 종로구는 반대로 상승폭이 작았던 지역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노원구는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해 최근의 금리 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종로구는 원래 직주근접이 용이한 입지에다가 청와대 개방에 따른 인근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