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탕감' 논란·불만에···금융위장, '규제완화' 들고 '달래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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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첫 간담회
김 위원장 "취약차주 지원 협조해달라"
회장들 "규제과제 적극 발굴···지원 동참"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첫 상견례를 갖고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협조와 취약차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정부의 취약계층 금융지원책이 '빚탕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를 실행할 대형 시중은행들마저도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 숙원인 '규제완화' 보따리를 들고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배부열 NH금융지주 부사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물가 급등, 금리 상승 상황에서 대응여력이 미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융 부문 민생안정 과제' 이행에 대해 금융권의 정확한 내용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4일 제2차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금융 취약층의 부채 부담 완화를 위한 '125조원+α' 규모의 채무부담 경감 프로그램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취약차주 보호에 금융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내비친 셈이다.

그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권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현장에서 집행과 보완이 중요한 만큼 전산시스템 구축부터 일선 영업점 준비까지 꼼꼼한 확인과 점검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또 9월 종료되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에 대해서도 금융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차주를 잘 알고 있는 금융기관이 먼저 컨설팅하고 연착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소상공인·중소기업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에 대해 관심과 걱정이 높은 상황이니 업계와 당국이 지혜를 모아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금융 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정부와 금융권의 리스크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과잉유동성과 국제정치적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통화긴축으로 환율과 금리, 자산가격의 변동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복합위기 상황에서는 특히 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시장안정을 위한 치밀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당국은 '금융리스크 대응 TF' 등 비상대응 점검체계를 확대·운용하면서 유사시 필요한 컨틴전시 플랜도 마련 중"이라며 "금융지주도 스스로 시장의 1차 방어선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예상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 적립과 자본 확충 등을 준비해달라"고 제안했다.

취임 일성이었던 '규제개혁'에 대해선 "규제개혁의 성패는 현장에서 얼마나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전략적 과제를 발굴하여 제시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금융지주들이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과제 발굴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당국의 요청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선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자체적인 취약계층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는 9월 소상공인 대출이 만기가 되는데 단계적으로 차주별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연장하는 게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금융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자체적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잘 지원해 말에 그치지 않고 어려운 계층에 도움이 되도록 실천하겠다"고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금리 인상 등으로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소상공인이나 서민 청년들의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지원에 대해 논의하고, 사회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금융규제혁신회의' 가동을 통한 본격적인 금융규제혁신 추진을 환영하며, 혁신적인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민간부문에서도 적극 협조해서 새로운 기조를 통해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정부가 내세운 금융개혁이 국민과 고객이 실감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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