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금리 인상과 러·우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국내외 부동산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부동산 익스포져(Exposure, 위험 노출액)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10일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부동산 익스포져, 증권사 신용위험 뇌관이 될 것인가' 세미나를 통해 "유동성 축소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이 국내외 부동산 경기 하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가 저하될 시 급격한 자산건전성 저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주택경기지표는 수요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나 가격이 급등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하강 신호를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글로벌 리츠 지수가 20% 하락하는 등 해외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환경에 민감한 단기부채 조달 비중이 높지만, 부동산 대출 등 투자자금 회수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단기금융 시장이 위축될 시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한 부동산 PF 우동화증권의 차환위험이 증가한다"며 "전반적으로 증권업의 수익창출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부동산 익스포져 손실이 발생할 경우,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국내 24개 증권사를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평균 비중은 6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표는 예상치 못한 부동산 익스포져 손실에 대한 대응능력을 판단하는 것으로 100%를 초과할 경우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봤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비중이 100%를 넘어선 곳은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이 제시됐다.
국내 증권사의 사업초기단계 익스포져 평균 비중은 20%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사업 초기단계 익스포져는 부동산 경기저하 시 PF조달이 어려워져 투자 위험이 높다며, 브릿지론(계약금대출포함) 비중이 35%를 초과할 경우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했다. 해당 수치를 넘어선 증권사는 BN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또 변제우선순위가 낮을수록 잔여재산에 대한 청구권이 열위함에 따라 투자위험이 높다며, 중·후순위 비중이 75%를 초과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해당 수치를 넘어선 곳으로는 하이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이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중형사는 상대적으로 영업 경쟁력이 낮아 국내 PF 사업장 주관권 확보를 위한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 형태 익스포져가 높다"며 "초대형사는 부동산펀드 형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의 IB사업 경쟁심화로 인해 고위험 익스포져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좋을 경우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되지만, 현재처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저하될 경우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모니터링 지표는 절대불변이 아니며,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정된 견해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