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해 재난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치수관리목표를 대폭 상향하고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약 4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도시의 치수관리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시간당 처리용량을 현재 30년 빈도 95㎜ 기준을 최소 50년 빈도 100㎜, 항아리지형인 강남의 경우 100년 빈도, 110㎜를 감당할 수 있도록 목표를 상향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키로 했다. 향후 10년간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과 병행해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등을 추진해 총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이번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 도림천과 광화문지역에 대해서는 2027년까지 배수시설을 완공한다. 2단계 사업은 동작구 사당동 일대, 강동구, 용산구 일대를 대상으로 한다. 관련 연계사업이나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서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시는 이번 대책의 구체적인 실행 준비를 위해 재난기금 등 관련 재원을 즉시 투입하기로 했다. 6개 지역에 대한 실태와 여건, 설치 방법과 규모 등 방향 설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반기에 추진하고 2023년 예산에 설계비 등을 반영해 이후 절차를 앞당길 방침이다.
오 시장은 "대심도 터널공사는 대규모 재정투자가 필요하고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 사업"이라면서 "시는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투자인 만큼 필요할 경우 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해복구를 위해서는 최대한 심의기간을 단축해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10일 전 자치구에 재난관리기금 신청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 시는 지난해 수해예방·복구를 위해 25개 자치구에 약 560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75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지난 8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안전총괄실 소관 시설 중 △포트홀 등 도로파손(1043건) △자동차전용도로 침수·파손(289건) △교량 포장 파손(72건) △지하차도 침수·파손(35건) △민자도로 침수(5건) △지하도상가 침수 등(4건) △터널 포장 파손(3건) 등 총 1451건의 피해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449건에 대한 복구를 완료했다. 포트홀 보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응급 복구를 실시하고 비가 그친 후 대대적인 보수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수해쓰레기도 신속 처리키로 했다. 침수피해가 큰 서초, 동작, 관악, 영등포 등 4개구 발생 수해쓰레기 발생량은 약 8200t에 이를 전망이다. 시는 이들 4개 자치구에 대해 자치구별 500t 미만의 수해 쓰레기는 즉시 반입하고 500t 이상은 수도권매립지 운영위원회 주민대표협의회의 현지실사 후 반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청소 장비·인력에 여유가 있는 자치구를 파악해 침수피해가 큰 자치구에 장비와 인력을 매칭해 지원하며 수해폐기물 처리에 필요한 재난관리기금을 자치구에 긴급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