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020년 3분기부터 8분기 연속 최저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부실이 드러나지 않은 착시효과인 만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41%로, 전분기 말(0.45%) 대비 0.03%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0.54%)보다는 0.12%p 낮아졌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2020년 3분기부터 8분기 연속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국민은행 0.19% △신한은행 0.26% △하나은행 0.24% △우리은행 0.19% △농협은행 0.22% △SC제일은행 0.17% △씨티은행 0.54%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은 총 10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견줘 5000억원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이 8조6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가계여신(1조5000억원), 신용카드 채권(1000억원) 순이다.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을 뜻하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5.6%로 전분기 말 대비 24.0%p 상승했다.
2분기 중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2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8000억원)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중 신규 부실이 큰 폭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2조6000억원) 대비로는 3000억원 줄었다.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조2000억원)보다 5000억원 증가했으며, 가계여신 신규 부실은 전분기와 유사한 5000억원을 나타냈다. 정리된 부실채권 규모는 2조9000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현재까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지표 착시가능성,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충격에도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내역을 분기별로 지속 점검하고, 자본 비율이 취약한 은행들에 대해 자본 확충을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