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성장에도 실질GNI 1.3%↓···"무역손실 발생 영향"
"민간소비, 향후 반도체 가격·원유 가격 향방에 달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 소비가 늘면서 민간 소비가 2분기 성장을 이끌었다. 1분기 선방한 모습을 보이던 수출은 교역조건 악화로 뒷걸음쳤다. 한국은행은 올해 3·4분기 0.1~0.2%씩 성장할 경우 경제성장률 연간 전망치인 2.6%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7% 성장했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한 성장률로, 8분기 연속 성장세다. 직전 분기(0.6%)와 지난해 2분기(0.8%)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속보치 중 세부내용은 조정됐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0.1%포인트(p), 0.4%p씩 하향 수정됐다. 설비투자는 4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며 1.5%p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관련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속보치보다 민간소비가 소폭 줄긴 했으나, 내수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역성장했던 모습과는 달리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및 신발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음식숙박 등)를 중심으로 2.9% 증가했다.
반면 수출은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3.1% 감소했다. 1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 수입도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1.0%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최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GDP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전분기 1.7%p에서 이번 분기에 -1.0%p로 마이너스 전환했으나, 내수 기여도가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대면소비 증가 영향으로 1.7%p를 나타내며 플러스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수 중에서도 민간소비가 1.3%p 기여하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정부소비는 0.1%p 성장에 기여했다. 투자의 성장기여도는 제로로 나타났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0.7%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업이 늘었으나 전문건설업이 감소하면서 0.1% 줄어든 반면 서비스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어 1.8%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기상악화 영향을 받아 재배업을 중심으로 8.7%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 달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우리 경제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되겠지만 남은 분기마다 0.1~0.2% 성장하면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최정태 부장은 "향후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둔화폭이 점차 확대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민간소비는 일상회복 지속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남은 분기에 0.1~0.2% 가량 성장한다면 조사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질 국민 총소득(GNI)은 GDP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국민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줄었다는 의미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4조4000억원)이 전분기보다 9000억원 줄었고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28조원)이 9조원 급증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관교 한국은행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최근 실질무역손실이 발생한 데다 교역조건도 악화되면서 실질 GNI와 GDP간 격차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은 반도체, 수입은 원유 가격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데 향후 민간소비는 이 두 가지 움직임과 교역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GDP디플레이터는 2.1% 늘었다. GDP디플레이터는 종합 물가지수로 물가 상황을 나타낸다. 명목 경제성장률은 1.5%를 기록했다. 총저축률은 전분기 대비 1.5%p 줄어든 34.2%를 기록했다. 2019년 4분기(34.0%) 이후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