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기업과 자영업자에 내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이 1700조원을 돌파했다. 대출금 증가폭은 68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두번째 증가폭을 보인 올해 1분기 기록(63조9000억원)을 한분기만에 다시 갈아치워웠다.

개인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금취급기관들이 기업대출 취급 노력을 강화한 데다 회사채 시장 악화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도 몰렸다. 산업별대출금은 원화대출 중 가계대출을 제외한 수치로, 대부분 기업대출로 구성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은 171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조4000억원 늘었다. 산업별대출금 증가폭(전분기 대비)은 역대 두번째 규모다.

2분기 증가폭(68조4000억원)은 역대 2위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 기록인 63조9000억원보다 4조5000억원 많고,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20년 2분기 증가폭(69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7000억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예금취급기관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기업대출을 확대됐고, 동시에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여건도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조달 수요도 증가했다"며 "또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도 많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축소된 반면 서비스업은 확대됐다. 

제조업(439조4000억원)은 환율과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음료·식료품 등 원재료 수입 업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다만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부 대출이 상환되면서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축소됐다. 2분기 제조업 대출금은 전분기 대비 10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2조3000억원 축소된 증가폭이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폭 확대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깼다. 서비스업 2분기 대출금은 112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조1000억원 늘었다. 특히 예금은행의 대(對)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보험업 대출 증가폭이 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은 상업용부동산 투자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되며 13조4000억원 증가했고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업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대출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증가폭은 각각 11조7000억원,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용도별 대출 잔액은 △운전자금 1016조5000억원 △시설자금 696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과 비교해 각각 44조, 24조4000억원 증가했다. 운전자금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조달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6분기 연속 시설자금 증가폭을 상회하고 있다. 시설자금 역시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36조2000억원이 늘어난 120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2조2000억원이 늘어난 50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두 업권의 증액 규모는 모두 역대 두 번째로 컸다.

법인기업과 비법인기업 대출 증가폭은 각각 30조7000억원,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기업의 경우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된 반면 비법인기업의 경우 지난 5~6월 시행된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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