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택배 노동자들이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에 따른 야외근무 위험도를 감안해 정부와 각 택배사들에게 선제적 안전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5일 '택배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선제적 안전조치를 강력히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추석명절 물량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날은 집하업무 전면 중단을, 오는 6일에는 하차업무 전면 중단 등 각종 안전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현재 역대급 태풍 힌남노는 예상경로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전국에 미칠 것으로 예보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번 태풍이 사상 최대로 '외출을 절대 삼갈 것'을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들은 야외노동을 하는 노동자로서 근로환경에 있어 날씨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위험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며 정부의 안전조치를 촉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 피해규모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여파로 전국 항공기 361편이 무더기 결항됐으며 대부분 학교가 휴교, 심야버스 운행도 임시 중단되는 등 전국적으로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한 비상 제도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경기도는 도내 전역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노조는 지난 3일자 공문을 통해 국내 주요 5개(CJ대한통운, 우정사업본부,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택배사에 노동자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 측은 "A 택배사는 '타사와의 경쟁력을 고려해 정상배송 해라'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택배 노동자 안전조치를 촉구하는 공문을 이날 오전 10시경 각 택배사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 발송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오후 힌남노 영향으로 인한 집배원과 배달원의 안전사고 및 우편물 훼손을 우려, 제주도 전 지역과 전남 및 경남지역 일부 우편물 배달 중지 조치를 내렸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우편물 배달이 어려운 지역은 우편차량을 이용해 시한성 우편물 위주로 배달하고, 도로 상황과 집배원‧소포위탁배달원의 안전을 고려해 배달이 가능한 지역부터 배달하여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우편물 배달이 일부 지연될 수 있으니 국민들의 협조 및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