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 당국이 달러화 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 등 금융권에 안정적인 외화조달·운용구조 구축과 함께 유사 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신규 수단 발굴 등을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6일 김영주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유로화·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 하락과 마찬가지로 달러화 강세로 인한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때의 일방적인 위험 회피 상황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외화유동성이 양호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8월 중(24일 기준) 국내은행의 외화 LCR(외화 순현금유출액대비 외화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은 124.2%로, 80%인 규제 비율을 상회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올 초부터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중장기 외화 조달을 선제적으로 확대했고, 무역금융, 외화대출 증가 등 실물 부문의 외화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 영향이다.
당국은 환율 상승에도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더욱 보수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서 외화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도록 외화조달·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영주 부원장보는 "일부 은행이 추진 중인 보험사와의 외화증권 대차거래와 같이 유사 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신규 수단을 적극 발굴해 달라"며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 등 위기 시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각 은행의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