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부자감세" vs 정부 "서민·중기혜택"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여야가 21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생경제를 위협하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과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 질의했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선 야당을 중심으로 '부자감세'란 비판이 이어졌고 정부는 서민층에 돌아가는 혜택이 더 크다고 해명했다.
질의가 집중된 부문은 3고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는 몇개월째 5~6%대를 기록하고 있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긴축 등의 여파로 금리는 치솟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등 고환율 현상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원자재 가격이 뛰고 환율이 뛴 것도 있는데 소비자물가가 매우 치솟고 있다"며 "정부가 단순히 대내외적인 문제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루빨리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여러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수입확대와 수급확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고 특히 취약계층 관해서는 특별지원을 통해 부담을 덜어드리도록 다각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민생안정을 위한 여러 조치를 하고 특히 내년도 예산에는 물가안정, 취약계층에 관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며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경제활력을 뒷받침하는 노력도 같이 가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1400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고환율 현상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미 연준의 울트라스텝(기준금리 한번에 1%p 인상) 가능성이 있고 환율이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금 금융시장에서는 상시적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고 했다.
관련해 추 부총리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우리 외환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방이 있고 미국도 중앙은행과 정부의 역할이 분담돼 있어서 섣불리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 때 양국 간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서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같이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할 경우 유동성 공급장치를 활용할 여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확인했고, 그런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과 관련해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자감세'란 질타가 이어졌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7월 법인세와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전방위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낮아져 기업경영 부담이 경감되고, 소득세 과표구간이 상향돼 근로소득자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에 대한 혜택이 큰 법인세 축소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부자감세라는 비판은) 예산에 대한 일방적인 해석"이라며 "서민·중산층과 중소·중견기업 등을 위한 대책들이 예산과 세제개혁이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공매도 제도 개선 등 현안도 두루 다뤄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향후 부동산 대책에 대해 "수요에 맞는 주택공급을 위해 시장을 억누르는 규제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시장을 이기려고 공공 통제만능주의로 가기보다 시장 정상 작동을 인정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매도 제도가 개인투자자들에 불공평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개인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들 간 공매도 담보비율 통일은)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요청하는 사항 중 하나라서 지난 7월 말 공매도 제도 개선하면서 개인투자자들 공매도 거래시의 담보비율을 낮췄다"면서도 "아무래도 개인과 기관은 투자 규모 등이 다를 수밖에 없고 국제적인 기준을 무시하고 기관과 개인을 완전히 똑같이 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개인들의 불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불만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공매도 관련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 불신이 크기 때문에 철저히 단속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