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연내 성사되나...美中英 이어 EUㆍ日도 곧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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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장경쟁청, 1차 본심사 돌입···11월 14일 내 발표
버진 애틀랜틱, 스카이팀 합류···"심사에 긍정적"
EU·일본도 조만간 착수···시장 경쟁성 제한이 관건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연내 성사돼 '세계 10위권 매머드급 항공사'가 탄생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호주에 이어 영국 경쟁당국도 두 항공사의 결합 심사에 착수한 데다, 조원태 한진 회장이 합병 승인을 위해 직접 현지를 방문하는 등 합병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영국 시장경쟁청(CMA)은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M&A 1차 본심사에 착수할 것을 발표, 관련 공문을 대한항공 등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19일 관련 업계에 자료 등을 요청하며 사전심사를 시작한지 10개월 만이다. 통상적으로 CMA가 사전 심사부터 최종 결정을 발표하기까지 3개월 가량 걸리는 데 반해 1차 심사까지 6개월 이상 걸린 사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건이 유일하다. 

CM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두 항공사 M&A와 관련한 조항에 따라 합병으로 우려되는 모든 가능성과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심사 기한은 오는 11월 14일까지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미국 경쟁당국에서 우려하는 '시장 경쟁성 제한' 문제가 없다면 이날 심사는 종결될 전망이다. 다만, 양사 합병으로 영국 항공시장 내 경쟁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할 경우 2차 심사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재조사와 합병 세부 내용 조정 등 절차를 거친 후 내년에나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최근 영국 국적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이 내년부터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글로벌 항공 얼라이언스 '스카이팀'에 합류키로 한 것을 두고, 영국 CMA의 1차 본심사에서 결합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간 대한항공은 독과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존 운항 노선에 타 항공사들의 신규 진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이 가운데 버진애틀랜틱이 스카이팀에 합류함으로써 공동운항 및 파트너십 일환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노선을 운영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 결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배경에는 버진애틀랜틱의 스카이팀 합류를 추진키 위해 직접 영국에 방문해 적극적인 의견을 표한 조 회장이 있었다. 조 회장은 현재 스카이팀 의장직을 맡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 Australian Competition & Consumer Commission)가 양사 합병으로 시드니~인천 노선을 독점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자국 항공사인 콴타스와 젯스타항공이 추후 스카이팀 신규 진입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기업결합을 승인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국가 14곳 가운데 9곳(터키,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한국, 호주)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본심사가 진행 중인 3곳(미국, 중국, 영국)을 제외하면 유럽연합(EU)과 일본만 아직 심사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M&A 승인 여부를 판가름 짓는 경쟁당국들의 심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에 EU와 일본도 조만간 심사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자신했던 연내 합병 마무리가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그는 지난 6월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올해 말까지 미국, EU 등 경쟁당국으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 경쟁성 제한 우려로 미국뿐 아니라 EU 등에서도 운수권과 한국 내 공항 슬롯을 추가로 배분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수도 있다며, 절충안 마련에 따라 최종 합병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유럽과 미주 노선 등은 사실 허브노선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이를 외항사에게 배분해준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합병으로 인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원활하게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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