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통화스와프에 대해 "경제 주체의 심리적 안정을 가져와 환율 안정에 도움은 많이 되겠으나,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 그것만으로 환율 저하를 막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지난 9월26일 이 총재가 통화스와프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불필요하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받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전히 이 의견에 대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냐"고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그 당시 통화스와프에 대한) 표현이 조금 강했던 것 같다. 용어로 필요, 불필요를 말해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고 인정하며 통화스와프에 대한 이 총재의 의견을 다시 한번 재정리했다. 통화스와프가 환율 상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등 현재와 같은 대내외적인 상황이 지속될 경우 통화스와프만으로 환율 안정화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
앞서 이 총재는 오전 국정감사에서도 현재 한은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정보를 교환하며 통화스와프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글로벌 달러 유동성 위축 상황'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미 통화스와프가 추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 연준의 결정인 만큼, 한은의 의지만으로 쉽사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외환보유액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냐는 김 의원 질문에 "지금 수준으로는 그렇다. 다만 외환보유액 증감 속도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오전에 이뤄진 국정감사에서도 이 총재는 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외환보유고는 전고점인 지난해 10월에 비해 약 500억달러 감소해 이에 대한 관리가 중요변수로 등장했다"는 정태호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00%에 조금 못 미치는데, IMF 내부에서도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짜 아무도 없다"고 답변했다.
IMF는 한 나라의 수출액, 시중 통화량, 유동 외채 등을 가중평균해 합한 금액을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가정하고 있는데, 경제 규모 등에 따라 기준의 80∼150% 범위에 있으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