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신한카드를 이끌고 있는 임영진 사장이 새 비전 주요 키워드로 '비금융 플랫폼'과 '라이프 콘텐츠'를 제시했다. 지불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사가 등장하는 등 카드업계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금융뿐 아니라 고객 일상까지 바꾸는 일류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임 사장의 경영 기조는 올 초 신년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임 사장은 올해를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해로 정의하고 △본업 경쟁력 극대화 △신성장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데이터·디지털 역량 극대화 △일·사람·환경을 바꾸는 문화대전환 등 4대 어젠다를 제시했다.
특히 카드시장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가속화할 방침을 밝혔다. 임 사장은 "카드社(사)라는 단어로 신한카드를 정의하기엔 우리 '業(업)의 Frame'은 훨씬 더 넓고 다양해졌다"며 "멀티 파이낸스를 넘어 라이프 앤 플랫폼의 새로운 성장판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가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이 이어지면서 본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 일상을 파고든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페이 시장을 열면서 결제 시장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에 신한카드는 비금융 플랫폼과 라이프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고객 일상을 공략하고 '생활 플랫폼'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용 카드업만으로는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예측하고 신성장 수익 사업들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것.
신한카드의 생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한플레이(pLay)', 'MyCar(마이카)', '뉴-올댓' 등의 통합 월간활성이용지수(MAU)는 올해 9월 기준 10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약 32% 증가한 수치로, 신한카드가 상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올해 목표로 제시한 '통합 MAU 1000만명'을 1분기 정도 앞당겨 달성하게 됐다.
또 신한카드는 고객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마이크레딧 등을 미래사업으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의 미래 먹거리를 고객과 금융을 잇는 초연결 사업에서 찾겠다는 포부와 함께 이 사업들을 고도화해 '신한 금융 신경망'을 넓히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업계는 임 사장이 지난 6년간 플랫폼을 비롯한 데이터 기반 신사업 등에서 수익다각화를 이뤄낸 성과와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12.4% 증가한 4127억원을 냈다. 영업자산 규모(38조40억원)도 1년 전과 비교해 13.8% 늘었다.
신한카드가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영업자산 성장과 순이익 증가를 달성하면서 임 사장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호실적을 달성한 임 사장이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임 사장은 지난 2017년 3월 신한카드 사장 취임 이후 3연임에 성공한 카드업계 '장수 CEO'로 통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임 사장이 취임 이후 신한카드가 플랫폼·데이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실제 성과들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비전으로 라이프앤파이낸스 플랫폼을 제시한 만큼, 향후에도 해당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연임, 그룹 부회장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아직까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카드는 옛 LG카드와 옛 신한카드가 통합한 2007년 10월 1일을 창립일로 삼고 있다. 2007년을 출범일로 잡은 신한카드는 올해 15년 차에 접어들었다. 업계에선 신한카드의 라이프앤파이낸스 플랫폼 전략이 얼마나 더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와 임 사장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