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SK온은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배터리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3분기 잠정 매출이 7조6482억원, 영업이익은 5219억원으로 추산된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9%,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것이다.
삼성SDI도 꾸준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54.96% 증가한 5조3303억원, 영업이익은 31.91% 늘어난 49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발주자인 SK온은 매출이 169.34% 증가해 2조200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에 비해 많이 줄어 18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출 증가세로 곧 적자를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업계 실적은 전기차 판매량과 직접 연결된다. 유럽은 전기요금 상승, 경기 둔화 등 요인으로 전기차 수요가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북미 등에서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조사 전문업체인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Inc.)에 따르면 3분기 북미 지역의 전기차 판매량은 20만5682대로 전년 동기 12만2744대에 비해 68%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배터리 소재가 되는 광물 가격을 판가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전기차 시장 성장과 배터리 공급 부족을 고려하면 배터리 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이날 발간한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소재·부품 부문 15개 산업 중 이차전지와 정유 업종은 내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문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차전지 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내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 배제 정책이 오히려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 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부터 대미 수출을 위한 배터리 셀, 부품, 소재 관련 직접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