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경쟁에 등 터지는 저축은행···"더 올릴 여력 없어"
'머니게임' 경쟁에 등 터지는 저축은행···"더 올릴 여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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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5.42%···전달比 1.57%p↑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다 기준금리 인상까지 '첩첩산중'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저축은행들도 '연 6%대' 예금상품을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자금조달 압박이 커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수신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5.42%로 집계됐다. 한 달 전(3.85%)보다 1.57%포인트(p)나 뛴 수치다. 올해 초만 해도 2%대였던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연말로 갈수록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들의 자금 확보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의 금리를 대폭 올리는 추세다.

지난달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1.25%p 올린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주력 정기예금 상품인 'OK정기예금', 'OK안심정기예금'에 연 6.5% 특판 금리를 적용했다. 업계 최고 금리에 가입자가 폭증한 탓에 전날부터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연 6.05%로 내리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산 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모바일뱅킹 앱인 '사이다뱅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 상품에 최대 연 5.8%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말 금리를 인상하면서 6%에 바짝 다가섰다.

이런 움직임에는 저축은행의 금리를 추격하는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 흐름 영향도 적잖다. 일반적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받는 저축은행의 경우 수신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나, 최근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예대금리차 공시 등 영향으로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자 위기의식을 느낀 곳들이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5%대 상품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기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과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은 연 5.1% 금리(우대금리 포함)를 제공한다. 광주은행도 '호랏차차디지털예금'에 연 5%를 적용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동안 예금 등 수신상품 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금융권의 대출금리는 물론 수신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다만 저축은행 업권은 연이은 금리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예·적금으로 수신고를 확보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신금리 인상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규제 상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저축은행은 사실상 고객의 예·적금에서 자금을 충당해야 하는데, 예·적금 금리가 상승하면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늘어난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선 대출을 통해 수익성을 올려야 하는데,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된 터라 오른 조달비용 만큼 대출금리를 높여잡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추이를 민감하게 체크하고는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추가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예금에 지급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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