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채권시장 한파로 전체 순매수 규모가 급감하는 사이 개인 순매수액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채권시장에 연이은 악재가 터지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채권 순매수액은 2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41.49% 감소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이 기간 자산운용사(공모·사모)의 채권 순매수액이 9조1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57.26%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은행은 21조3000억원에서 12조5000억원으로 40.99% 줄었다. 기타법인(-31.38%), 외국인(-19.87%) 등도 순매수 규모를 크게 줄였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5조4000억원 순매수에서 2조2000억원 순매도로 반전됐다. 올해 금리와 물가 수준이 급등하고 경기가 위축되자 보험 가입 여력이 낮아지면서 보험사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업계의 보험료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보험업계는 해약 증가와 보험 유지율 하락으로 영업실적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기관들이 채권 투자를 줄인 반면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새 순매수 규모가 4배 가까운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기존 채권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들도 채권 투자에 대거 나섰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KB증권에서 채권을 매수한 고객 1만4289명 중 63.5%가 기존 채권 투자 경험이 없거나 올해 처음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부진을 거듭하자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채권투자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채권시장발 자금경색이 금융업계 전반에 타격을 가하면서 개인들도 점차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신뢰를 잃고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난 9월 말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데 이어 최근 흥국생명보험의 콜옵션(조기상환) 미이행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날로 짙어지고 있다.
채권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1분기 이후 채권 투자가 살아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내년 1분기 말 주요 채권 금리가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역대 최악으로 위축됐던 채권 투자 심리는 1분기 말부터 회복돼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발표됐던 시장 안정화 정책이 순차적으로 이행될 경우 단기자금시장 및 일부 기업에 대한유동성 우려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최근 국내외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를 보이는 점도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