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승계구도 '계열사 대표 vs 외부 인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김지완(76) BNK금융지주 회장이 7일 임기를 5개월여 앞두고 조기 사임했다. 재임기간 동안 자녀가 근무하는 회사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데 따른 결정이다.
BNK금융은 이날 김 회장 사임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최근 건강 악화와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을 사유로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사장을 지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경제고문을 맡은 바 있다. 이후 2017년 BNK금융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2020년 한 차례 연임해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였다.
김 회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녀 관련 특혜의혹이 제기된 후 금융감독원 조사까지 이어지자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감에서는 김 회장의 자녀가 근무하는 증권사가 BNK금융 계열사 발행 채권 인수단으로 선정된 후 채권을 대량으로 인수하는 등 특혜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회장이 사임하면서 BNK금융은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BNK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계열사 대표 중에서만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일부 수정해 외부인사도 회장 후보에 올릴 수 있도록 했다. 폐쇄적 승계 구도를 보유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함이지만 외부인사 추천이 가능해지면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규정이 수정된 만큼 새 회장직을 둘러싼 계열사 인사와 외부 인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 승계 후보군에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9개 계열사 대표가 포함된다. 외부인사로는 7∼8명 가량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 관계자는 "회장 사임서 제출로 그룹의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그룹 내부 이슈로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연의 역할에 차질 없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